김소월 시집 8 바리운 몸 꿈에 울고 일어나 들에 나와라. 들에는 소슬비 머구리는 울어라. 풀 그늘 어두운데 뒷짐지고 땅 보며 머뭇거릴 때, 누가 바딧불 꾀어드는 수풀 속에서 '간다 잘살아라' 하며, 노래불러라. 맘에 속의 사람 잊힐 듯이 볼 듯이 늘 보던 듯이 그립기도 그리운 참말 그리운 이 나의 맘에 속에 속 모를 곳에 늘 있는 그 사람을 내가 압니다. 언제도 언제라도 보기만 해도 다시 없이 살뜰한 그 내 사람은 한두 번만 아니게 본듯 하여서 나자부터 그리운 그 사람이요. 남은 다 어림없다 이를지라도 속에 깊이 있는 것, 어찌하는가. 하나 진작 낯 모를 그 내 사람은 다시 없이 알뜰한 그 내 사람은...... 나를 못 잊어 하여 못 잊어 하여 애나는 그 사랑이 눈물이 되어, 힌끗 만나리 하는 내 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