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시] 한용운 시모음 (2) 나룻배와 행인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밭으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얕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이시는 '나룻배'와 '행인'을 제재로 하여, 참된 사랑의 본질이 자비와 인을 바탕으로 한 희생과 믿음에 있음을 노래한 작품이다. 평범하고 쉬운 시어를 구사하고 있으면서도 정감의 절실한 깊이를 노래하여 시적 체험의 진실성을 획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