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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시 11

각혈의 아침 - 이상 시인

[한국의 명시] 이상 시 모음 이상(李箱, 1910~1938) : 서울 출생, 본명 김해경(金海卿), 경성 고등 공업 건축과 졸업.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의식 작가. 동인. 난해한 시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자의식 문학을 리얼하게 묘파. 작품으로 「날개」, 「오감도」, 「종생기」, 「실락원」 등이 있다. 각혈의 아침 사과는 깨끗하고 또 춥고 해서 사과를 먹으면 시려워진다. 어째서 그렇게 냉랭한지 冊床(책상) 위에서 하루 종일 색깔을 변치 아니한다 차차로-- 둘이 다 시들어 간다. 먼 사람이 그대로 커다랗다 아니 가까운 사람이 그대로 자그마하다 아니 어느 쪽도 아니다 나는 그 어느 누구와도 알지 못하니 말이다 어니 그들의 어느 하나도 나를 알지 못하니 말이다 아니 그 어느 쪽도 아니다(레일을 타면 電車(전..

[韓國의 名詩] 이상화 시 모음

[韓國의 名詩] 이상화 시 모음 (2) 이상화 (李相和, 1901~1943) : 경북 대구 출생, 호는 상화(尙火). 일본 동경외국어학교 불어과 수학. 동인. 낭만적 풍조와 감상적 기질로 상징적 수법을 주로 사용한다. 「나의 침실로」와 「빼앗길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의 대표 시가 있다. 시인에게 한 편의 시 그것으로 새로운 세계 하나를 낳아야 할 줄 깨칠 그때라야 시인아 너의 존재가 비로소 우주에게 없지 못할 너로 알려질 것이다, 가뭄든 논에게는 청개구리의 울음이 있어야 하듯 ㅡ 새 세게란 속에서도 마음과 몸이 갈려 사는 졸풍류만 나와 보아라. 시인아 너의 목숨은 진저리나는 절름발이 노룻을 아직도 하는 것이다. 언제든지 일식된 해가 돋으면 뭣하며 진들 어떠랴. 시인아 너의 영광은 미친개 꼬리도 밟는 어..

[한국의 명시] 봄은 고양이로다 / 쓸쓸한 시절 - 이장희 시인

[한국의 명시] 봄은 고양이로다 / 쓸쓸한 시절 - 이장희 시인 이장희 (李章熙, 1900~1929) : 경북 대구 출생. 일본 경도중학 졸업. 인생과 사회에 대한 고민으로 음독자살. 강렬한 감각과 예지가 깃든 것이 특징. 주요 작품으로 「봄은 고양이로다)」, 「청천(靑天)의 유방(乳房)」 등이 있다. 봄은 고양이로다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향기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생기가 뛰놀아라. 쓸쓸한 시절 어느덧 가을은 깊어 들이든 뫼이든 숲이든 모두 파리해 있다. 언덕 위에 우뚝이 서서 개가 짖는다. 날카롭게 짖는다. 비ㅡㄴ ..

윤곤강 시인의 입추 (立秋)

입추 (立秋) - 윤곤강 시인 소리 있어 귀 기울이면 바람에 가을이 묻어오는, 바람 거센 밤이면 지는 잎 창에 와 울고, 다시 가만히 귀 모으면 가까이 들리는 머언 발자취. 낮은 게처럼 숨어 살고 밤은 단잠 설치는 버릇, 나의 밤에도 가을은 깃들어 비인 마음에 찬 서리 내린다. 윤곤강(尹崑崗, 1911~1949) : 충남 서산 출생. 본명은 명원(明遠). 보성고보 졸업. 동인. 암흑과 절망을 주조로 하는 퇴폐적 경향으로 치우쳤다. 시집에 「대지」, 「만가(輓歌)」, 「파리」 등이 있다.

[한국의 명시] 어디로 / 떠나가는 배 - 박용철 시인

[한국의 명시] 어디로 / 떠나가는 배 - 박용철 시인 박용철(朴龍喆, 1904~1938) : 전남 광주 출생. 호는 용아(龍兒). 일본 청산학원, 동경 외국어 학교, 서울 연희전문에서 수학. 섬세한 감각으로 애수, 회의, 상징이 주조를 이룬다. 유작으로 「박용철 전집」 두 권이 있다. 어디로 내 마은은 어디로 가야 옳으리까. 쉬임없이 궂은 비는 내려오고 지나간 날 괴로움의 쓰린 기억 내게 어둔 구름되어 덮이는데. 바라지 않으리라던 새론 희망 생각지 않으리라던 그대 생각 번개같이 어둠을 깨친다마는 그대는 닿을 길 없이 높은 데 계시오니 아- 내 마음은 어디로 가야 옳으리까. 떠나가는 배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군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

[한국의 명시]어둠 너머로 - 박영희 시인

[韓國의 名詩] 어둠 너머로 - 박영희 가슴 답답한 보랏빛 하늘 어둠이 몰아드는 검은 구름 너머로 비의 줄을 타고 나리는 꽃방울의 노래가 흘러 노오도다. 밤은 그윽한 별 박힌 하늘 바람떼 거꾸로 빠지는 어둔 밤 너머로 별빛을 타고 나리는 그리운 이의 얼굴이 떠나러 오도다. 어둠 너머로 어둠 너머로 내 눈물에 가리운 어둠 너머로 내 한숨에 찌어진 어둠 너머로 눈물의 줄을 타고 나리는 무너지는 큰 소리가 흘러서 오다. 어둠 너머로 어둠 너머로 '삶'이 흩어진 어둠 너머로 꽃피랴는 봄비가 부어나리나 한숨에 '삶'의 꽃은 떨어지도다. 사랑! 사랑! '삶'의 막(幕) 가린 어둠 너머는 사랑의 꽃 피는 어둠 너머는 빈 들 우에 꺼지는 쓸쓸한 별뿐-. 박영희 (朴英熙, 1901~?) : 서울 출생. 호는 회월(懷月)..

[한국의 명시] 그 날이 오면 / 밤 - 심훈 시인

[韓國의 名詩] 그 날이 오면 - 심훈 시인 그 날이 오면 그 날이 오며는 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 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 날이, 이 목숨이 끊지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 하늘에 날으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의 인경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 개골이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 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 그 날이 와서 오오 그 날이 와서 육조(六曺)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겨서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행렬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그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에 꺼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심훈 (沈薰, 1901~1936) : 서울 출생..

[韓國의 名詩] 오다 가다 / 물레 / 옛날 - 김억 시인

[韓國의 名詩] 오다 가다 / 물레 / 옛날 - 김억 시인 김억 시인 (金億, 1893~?) : 평북 곽산 출생, 호는 안서(岸曙). 일본 게이오의숙 문과 수학. 동양적인 시관과 인생관이 그의 시 경향이다. 최초의 번역시집 「오뇌의 무도」를 비롯하여 「해파리의 노래」, 「안서시집」 등이 있고 6.25 때 남북 되었다. 오다가다 - 김억 오다 가다 길에서 만난 이라고 그저 보고 그대로 갈 줄 아는가. 뒷산은 청청(靑靑) 풀잎사귀 푸르고 앞바단 중중(重重) 흰 거품 말려든다. 산새는 죄죄 제 흥을 노래하고 바다엔 흰 돛 옛 길을 찾노란다. 자다 깨다 끔에서 만난 이라고 그만 잊고 그대로 갈 줄 아는가. 십 리 포구 산 너먼 그대 사는 곳, 송이송이 살구꽃 바람과 논다. 수로(水路) 천리 먼먼 길 왜 온 줄 ..

[한국의 명시] 박인환 시 모음

[韓國의 名詩] 박인환 시 모음 박인환 (朴寅煥, 1926~1956) : 강원도 인제 출생, 평양 의학전문학교 수료, 1949년 5인 합동 사진 「새로운 도시화 시민들의 합창」 간행을 전후하여 모더니즘의 기수를 각광받았다, 시집으로 잡품 56편이 수록된 「박인환 시선집」이 있다. 나의 生涯에 흐르는 時間들 - 박인환 나의 생애에 흐르는 시간들 가느다란 일련의 안젤루스 어두워지면 길목에서 울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숲속에서 들리는 목소리 그의 얼굴은 죽은 詩人이었다. 늙은 언덕 밑 피로한 계절과 부서진 악기 모이면 지낸 날을 이야기한다. 누구나 저만이 슬프다고 안개 속으로 들어간 사람아 이렇게 밝은 밤이면 빛나는 수목이 그립다. 바람이 찾아와 문은 열리고 찬 눈은 가슴에 떨어진다. 힘없이 反抗하던 나는 겨울..

[한국의 명시 ] 봄은 가더이다 / 시악시 마음은 - 홍사용 시인

[韓國의 名詩 ] 봄은 가더이다 / 시악시 마음은 - 홍사용 시인 홍사용(洪思容, 1900~1947) : 경기 용인 출생. 휘문의숙 졸업. 동인. 낭만적이고 감상적인 애상의 서정지사 특징. 신극 운동인 토월회를 영도. 대표작으로 「나는 왕이로소이다」가 있다. 봄은 가더이다 - 홍사용 봄은 오더니만 그리고 또 가더이다 꽃은 피더니만 그리고 또 지더이다. 임아 임 울지 말아라 봄도 가고 꽃도 지는데 여기서 시들은 이내 봄을 왜 꼬드겨 울리려 하느뇨 임은 웃더니만 그리고 또 울더이다. 시악시 마음은 바탈길 밭뚝에 삽살이 조을고 바람이 얄궂어 시악시 마음은 ............................ 찢어 내려라 버들가지를 꺽지는 말아요 비틀어 다고 시들픈 나물은 뜯거나 말거나 늬나나 나...... 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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