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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명시]어둠 너머로 - 박영희 시인

푸른 메아리 2021. 5. 18.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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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의 名詩] 어둠 너머로 - 박영희

가슴 답답한 보랏빛 하늘

어둠이 몰아드는 검은 구름 너머로

비의 줄을 타고 나리는

꽃방울의 노래가 흘러 노오도다. 

 

밤은 그윽한 별 박힌 하늘

바람떼 거꾸로 빠지는 어둔 밤 너머로

별빛을 타고 나리는

그리운 이의 얼굴이 떠나러 오도다.

 

어둠 너머로 어둠 너머로

내 눈물에 가리운 어둠 너머로

내 한숨에 찌어진 어둠 너머로

눈물의 줄을 타고 나리는

무너지는 큰 소리가 흘러서 오다.

 

어둠 너머로 어둠 너머로

'삶'이 흩어진 어둠 너머로

꽃피랴는 봄비가 부어나리나

한숨에 '삶'의 꽃은 떨어지도다.

 

사랑! 사랑!

'삶'의 막(幕) 가린 어둠 너머는

사랑의 꽃 피는 어둠 너머는

빈 들 우에 꺼지는 쓸쓸한 별뿐-.


 박영희 (朴英熙, 1901~?) : 서울 출생. 호는 회월(懷月). 일본 동경정측영어학교 수학. <백조> 동인으로 활약. 카프의 중심 멤버로서 "얻은 것은 이데올로기요, 잃은 것은 예술이다"라는 유명한 선언을 하고 전항 하였다. 시집에 회월시초가 있다. 6.25 때 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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