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을 읽고...
- 헤르만 헤세 -
데미안이란 책을 읽고 내가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책 속으로 깊이 빠져든 것은 처음이었다. 데미안은 친구로부터 우연히 빌리게 된 책이다. 누군가 나에게 보여주기 위해 우연을 가정하여 만들어 놓은 것 같았다.
싱클레어, 이 소설의 주인공의 어린 시절은 말로 표한 할 수 없는 친밀감이 생겼다. 예를 들어 나와 비슷란 경험 같지만 또 다른 그만의 상황 속을 들여다보며 내가 작가였어도 그렇게 했을 거란 예감에 사로 잡혀 작가와 내 생각이 일치했을 때의 쾌감을 맛보며 책을 읽어 나갔다. 도둑질이란 나쁜 일을 하고 우쭐대며 자랑하는 싱클레어, 그것이 거짓말인데도 그 순간이 그에겐 불행을 가져오리라 상상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크로마란 거친 소년에게 위협을 당하는데 선과 악의 갈림길에서 누구에게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으며 점점 악의 길을 가게 되는 싱클레어를 구원한 건 막스 데미안이었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는 평상시 항상 옳게만 생각했던 것을 뒤집어 다시 생각하게 했다. 예를 들어 카인과 아벨, 기독교 신자로서 난 살인을 범한 카인보다 아벨이 되길 원했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정확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나의 바람, 생각에 변화를 준 계기 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 옆에 있던 죄인들 중 한 죄인은 엄청난 죄를 범했음에도 죽음의 문 앞에서 회개를 하고 사함을 받게 된다. 그리고 또 한 죄인은 그대로 암흑 속으로 죽고 만다. 뭔가 말로 할 수 없는 비판이 꽉 차오르는데....
싱클레어와 데미안 그들은 서로를 잘 알진 못하지만 항상 느끼고 있었다. 싱클레어가 방황 끝에 다시 자신을 찾아 그림을 그린 것이 데미안을 닮은, 또 그를 닮은 것임을 깨닫고 데미안을 그리워 한다. 피스토리우스와 만날 때 그는 그에게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자신을 찾아가면서 그가 데미안을 닮았다고도 생각한다. 데미안에게 싱클레어는 그림 한편을 보내주었다. '새의 그림' 그는 데미안으로부터 답장을 받았다. "새는 알에서 빠져 나오려고 하다. 그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것은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의 곁으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삭스라고 한다. " 여기서 아프락삭스는 신이기도 하고 악마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를 둘 다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내가 나쁘게 생각한다면 그건 아프락삭스의 장난이기도 하다. 싱클레어는 친구도 없고 늘 고독했지만 주로 피스토리우스와 함께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생각 없이 내뱉은 말에 둘은 멀어지고 만다. 아마 싱클레어 자신이 멀리하려 했는지 모른다. 대학을 가게 되고 우연히 데미안을 만나게 된다. 그전 싱클레어는 꿈에서 어머니이기도 하고 애인이기도 하며 창녀이기도 한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는데 그 여인이 바로 데미안의 어머니 에바 부인이었다. 데미안을 만나면서 어미니인 에바 부인과도 만나게 되었고 싱클레어는 고독감에서 그동안 맛볼 수 없는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에바 부인을 사랑하지만 무언가 가로막힌 벽 때문에 갈등하게 되는데... 전쟁이 시작되려 한다. 지금 이 시기는 아주 물란 하고 데미안이 세계의 개혁이란 게 일어날 것이라 말한 게 생각난다. 그의 말은 일치하여 전쟁이 일어나게 되고 데미안은 기다렸다는 듯이 전쟁에 참가하고 싱클레어 역시 참가한다.
싱클레어는 보게 된다.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며 전사하는 사람들을, 그가 눈을 떴을 때 데미안이 옆에서 일어나 자기 어머니로부터 라며 키스를 해준다. 다시 눈을 떴을 땐 옆에 있는 사람은 전혀 보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는 지금에 와서 데미안과 닮은 나를 보게 된다.
이야기의 끝이 좀 허무했다. 위에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 책에 나온 표지란 무엇인지 이해 할 수 없었고, 싱클레어가 온 힘을 다해 에바 부인을 생각했을 때 그 응답을 받은 에바 부인 이마의 표지, 하나의 소설 속에 과장된 표현인 걸까?
난 이해력이 부족해서 지금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맨처음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말한 자유의지란 건 이해가 조금 된다.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뚫어져라 선생님을 보며 지적당하지 않게 하는 것, 나도 한 번쯤 해 본 기억이 난다. 싱클레어는 어릴 적 그 온화한 집안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타락의 길을 걷고 친구들과 잘 접하지 못하면서도 늘 그 악의 길에서 벗어나 밝은 세계에 나온다는 것은 그 속에 하나님이 있었기 때문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왠지 나와 비슷한 일이 그 소년의 어린시절 글에서 다시 보게 된 것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마지막 데미안은 새가 알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지구를 파괴하려고 한다. 그는 죽게 되지만 난 그의 생각과 그의 말 하나하나가 주인공 싱클레어보다 기억에 더 남는다. 싱클레어 옆에 데미안이란 소년이 있었기에 그가 지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데이안과 같은 이를 만났으면 한다. 나중에 나의 안내자였으면서 그와 흡사하게 생긴 나를 봤으면 한다. 또 그를 내가 가슴속에 들어오게 하고 나는 늘 귀를 기울일 것이다.
고등학교 2학년 데미안을 읽고 난 후 독서노트
아직도 중고생 필독서인가? 데이안이? 지금 보아도 아리송한데 그때 나는 뭔가 홀렸나보다.
데미안과 같이 구원해 줄 친구가 필요했고 피스토리우스와 같은 스승을 만나고 싶었는지 모른다. 결국 그는 방황 속에서 내적 성장을 이루어 낸다. 그리고 새가 날아가듯 그도 계속 날아갈 것이다.
나도 날고 싶었던 걸까? 싱클레어와 같은 성장통을 겪으며 그렇게 공감한 것일 수 있다.
만약 이 책을 다시 읽는다면 나는 어떤 생각이 들까? 이번 주 도서관에 가서 한번 찾아봐야겠다.
4월 첫 주 20년 전 여고 시절을 그리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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